10월 말 아이폰8 예약구매가 시작됨에 따라 유리가 와장창한 6s를 처분하고 기변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모든게 그대로인듯한 ‘아이뻐8’이지만 단 한 가지, 3.5mm 스테레오 포트의 부재는 하드웨어적 성능 향상과 관계없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멀쩡한 이어폰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쥐어준 거 같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크게 불편함은 없었지만 잘 사용하던 이어폰이 갑자기 한 쪽 유닛이 나가버린겸, 무선 이어폰을 이참에 구매하기로 했다. 소유한 애플 기기들이 많아진 지금 이 시점에서 W1 칩이 내장된 제품을 사는 것이 아무래도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아 후보 선정에는 그다지 어려운 점이 없었다. 애플 에어팟, 비츠 스튜디오3, 그리고 비츠X까지 세 가지 선택지 중 커널형 이어폰은 비츠X 뿐. 바로 지르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아재력 제로’ 무선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시중에 넥밴드형 무선 이어폰은 꽤 많이 출시되어있지만 특유의 아재력 만땅한 모양새는 선뜻 구매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비츠X는 기본적으로 넥밴드 형이지만, ‘Flex-Form’이 적용된 넥밴드로 마치 하나의 선처럼 보이게하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유닛은 딱 적당한 크기로 착용 시 무게감이 덜하며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비츠X와 비슷한 형태의 무선 이어폰 중 유닛부에 배터리와 보드를 내장하는 제품이 있는데, 그러한 제품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무게 배분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든다.
다수의 후기에서 선이 너무 길다는 평이 있는데, 다행히 크게 문제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귀에 걸고 있으면 딱 적당한 수준의 길이였다. 게다가 유닛 양 쪽에 들어있는 자석으로 착 달라붙어 사용하지 않을 때의 덜렁거림이 덜하다. 다만 모든 사용자들의 바램처럼 자석을 통해 전원On/Off가 되는 기능이 없다는게 아쉽다.
‘Flex-Form’ 넥밴드의 양 끝단에는 배터리와 메인보드가 내장된 모듈이 있다. 오른쪽 모듈에는 전원 및 페어링 버튼이, 왼쪽 모듈에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라이트닝 포트가 위치한다. 일반적인 Micro-USB 포트가 아닌 라이트닝 포트를 채용함으로써 아이폰 유저들의 케이블 스트레스를 줄여 준 것은 아주 바람직한 생각이다.
드디어 쓸만해진 블루투스 이어폰.
의외의 셀링 포인트. 어쩜.(Awesssome)
비츠X에 내장된 W1 칩은 다른 블루투스 인이어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빠르고, 쉽게 페어링된다. 그리고 한 번만 연결해두면 iCloud를 통해 연동된 모든 기기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멀티페어링이 안되는 건 조금 아쉽지만.
에어팟은 아이폰 상단 인디케이터에서 바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비츠X는 알림센터에서 배터리 위젯을 통해 확인을 해야한다.
예전의 내가 아니에요.
소리나는 예쁜 쓰레기..
이전에 비츠가 몬스터 케이블과 함께하던 시절, 189,000원에 구매했던 ‘비츠바이닥터드레 투어’는 아무래도 판매자가 실수로 0 하나를 더 붙인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처참한 음질로 인해 한 달을 못가고 팔아버렸다. 그랬던 비츠의 이어폰을 다시 들이게 되다니, 아직 정신을 덜 차린게 분명했다.
영디비 측정 데이터 : https://www.0db.co.kr/xe/REVIEW_0DB/32462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비츠X는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영디비(https://www.0db.co.kr/)의 음향 측정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100Hz 이하의 저음과 10kHz 이상의 고음이 적절히 부스팅 되어있고 3~4k 부분에 딥을 줌으로서 부드럽고 듣기 좋은 소리 임을 보여준다.
바로 이전에 사용하던 ‘Atomic Floyd MiniDarts’와 비교하자면, 일단 소리의 지향점은 비슷하다. 둘 다 V자형 음색으로 아웃도어와 강한 타격감 지향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만 가격이 가격인 만큼 BeatsX는 비교적 섬세함과 명료함은 떨어지지만, 이 가격대에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잘 정돈된 소리다. 결과적으로 BeatsX는 음질 상 살짝 다운그레이드였지만, 좀 더 듣기 편안한 소리와 연결 편의성을 얻었다.
사과 농장 속 최선의 블루투스 인이어.
어쩌다보니 장점만 늘어놓았으나 단점을 굳이 찾자면 짧은 러닝타임이다. 기재된 8시간 플레이타임은 얼추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아무래도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에 비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에어팟과 같이 사용하지 않을 때 스스로 꺼진다던지 하는 절전모드의 부재는 이 배터리 타임을 더욱 짧게 느껴지게 한다. 주로 출퇴근 시간에 사용한다면 충분한 배터리지만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배터리 인디케이터를 보면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상쇄시킬만한 장점들이 크기에, 여러 구매평들에서 칭찬일색이지 않을까.
3.5mm 스테레오 단자의 증발은 자잘한 불편함을 불러왔지만,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의 시대에 살고있다. 지갑을 열어라. 그리고 지불하라. 언제나 그랬듯 모든게 편해진다.
Comment
사과 농장 속 최선의 블루투스 인이어.
Rating
4.0
Pros
에어팟 다음가는 차선의 연결성
부담스럽지않은 Flex-Form 넥밴드
Fast Fuel 기술로 빠른 충전
탄탄한 V자형 음색
Cons
비교적 짧은 배터리 타임
선정리하기 힘든 기본 제공 파우치
비교적 비싼 국내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