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프로는 프로다, Macbook Pro 2018

여전히 맥북 라인업의 플래그쉽이자 기준.
Gadgets
2018년 10월 13일

4 분

작년, 이직을 하면서 맥북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개인 책상과 PC가 딸려있는 전형적인 사무실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노마드(Nomad)'형 업무방식이랄까. (자유로운 재택과 외근. 할렐루야!) 이미 학부 시절 충분히 착취당했던 2013 맥북 프로는 체력이 달리는지 점점 뻗기 시작했고, 결국 자애로운 22개월 무이자 할부의 힘을 빌려 올해 7월 출시된 따끈따끈한 맥북 프로를 구입했다.

드디어 깔맞춤을 성공했다

스그는 역시 모아두어야 이쁩니다.

색상 선택지에 있어 보수적이던 맥 라인에 감사하게도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을 출시해주셨다. 블랙 성애자인 나는 첫 터치바 모델 출시 때부터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드디어 실물로 영접하게되니 그 만족감이 말로 이룰 수 없었다. 아이폰6s의 그 것 보다는 좀 더 어두운 색상인데, 개인적으로 질리지 않게 잘 뽑아낸 색상이라 생각된다. 아무리 봐도 프로라인은 역시 스그다. 스그스그.

사과불이 아쉽지만 보다보면 이것도 예쁘다.

2016년 첫 터치바 모델부터 내려오는 디자인은 여전히 새롭고, 단단하며, 고급스럽다. 프로 라인 특성상 디자인 변경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지만, 약간의 수정 만으로 만듦새를 꽤 많이 끌어올린 것이 눈에 보인다. 전통적인 태평양 베젤 또한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줄여 현 세대 노트북 임이 느껴진다.(물론,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거다.흑흑) 추후 맥 라인 또한 아이폰과 같이 베젤리스로 넘어갈지 궁금하긴하다.

키보드가 이샇ㅇㄴㅁ

드디어 말도많고 탈도많은 버터플라이식 키보드를 직접 사용해봤다. 워낙 얕은 키 트레블에 넓어진 키. 한동안 적응하느라 진땀을 뺐다. 하지만 기존 키보드보다 힘을 적게 들이고 타이핑하는 버릇을 들이니 ‘불편함은 없는 정도’로 잘 사용하고있다. 타건감은 생각보다 쫀득해서 중독성 있고, 무엇보다도 키캡 유격이 덜 느껴지니 좀 더 탄탄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적응해도 오타가 나는 방향키(하…)빼고는 개인적으로 2013년형 키보드와 비교해서 더 잘 맞는 느낌이다.

터치바는 애매했다. 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던 물리키에서 굉장히 확장 가능성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꾀했으나 사용 빈도수는 기존 물리펑션키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iOS의 3D터치와 비슷한 느낌이다. 분명히 유용하지만 확실히 유용하지는 않다(?).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초기 터치바 모델에 비해 충분히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T2 칩 적용 이외에 다른 변경점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프로는 역시 화면이지

화면은 여전히 프로의 위상을 보여준다. 2013년형과 비교해서 최대 밝기가 확실히 올라갔고, 더 얇은 베젤을 가지며, P3 색영역을 지원한다. 좌우 베젤도 훠얼씬 얇아졌다! 무엇보다도 이번 모델부터 트루톤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주광색과 전구색을 오가는 작업 환경에도 훨씬 눈이 편안함을 느끼고있다.(심지어 터치바에도 트루톤이 적용된다.) 이제 철야 업무에도 눈이 침침하지 않은 기술을 추가하면 된다(?)

컴퓨터는 숫자 감성입니다

저게 다 돈이다.히히

전작들의 쿼드 코어 CPU와 최대 16GB DDR3 램이 프로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은게 상처였는지(아니 포트 다 뺀걸 상처받으라고), 이번 2018형 맥북프로에서는 CTO 옵션으로 8세대(커피레이크) 헥사 코어 i9 CPU와 32GB DDR4 램을 선택할 수 있다. 최대 4TB 용량의 SSD까지도. 다만 나는 현실에 살고있는 가여운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타협에 타협을 거쳐 ’15인치 기본형 32GB 램 560X GPU = 편-안’ 이라는 공식을 선택했다.

기본 점유가 무려 10GB!

출시 당시 쓰로틀링 문제로 워낙 말이 많았던 8세대 프로세서는 패치 이후 확연히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고 현재 매우 만족하는 수준이다. 다만 발열은 2013년형과 비교해서 평균 온도가 높은 편이지만, 키보드 위에서 달걀 후라이를 해먹고 그런 수준은 아니다.

32GB 램은 순전히 감성의 힘으로 선택했지만, 후회는 하지않는 옵션이다.(통장 잔고는 당분간 안보기로 한다.) 이전과는 다르게 온갖 작업툴을 켜놓고도 여유로운 Memory Pressure 그래프를 보면 오늘 하루 왠지 작업이 잘될 것 같고 칼퇴 할 것 같고 다 꿈이고.. 비약적으로 체감이 되진않지만 간혹 생기는 버벅거림에서 자유로운 건 40만원의 투자 가치가 있음을 느끼는 부분이다. 아, 물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용량이 클 수록 속도 또한 향상되는 SSD에 투자하는게 더 좋아보인다.(256GB : 쥬륵ㅠ)

맥북나무 허브걸렸네

USB-C/썬더볼트3 포트로만 구성되어 걱정되었던 확장성 부분은 USB-C 허브를 구매하면서 미리 해결해두었다. Hyper사의 ‘Hyper Drive Duo Hub’라는 제품인데, 실내 이동이 종종 있어 선으로 연결되는 제품보다는 깔끔한 일체형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런 형태의 허브에 자주 제기되는 발열이나 접촉 문제는 없어 매우 만족하며 사용중이다.

(그런데말입니다. 애플은 왜 맥북’프로’에 USB-C 포트 4개만 남겨두었을까요? 나쁜놈들아)

프로를 프로답게

기존 사용하던 2013년형 맥북프로가 갑자기 오류를 뿜뿜하여 충동적으로 넘어오긴 했지만, 2018년형 맥북프로는 충분히 업그레이드 가치가 있었고 만족하며 사용중이다. 더욱이 일과중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전자제품인만큼 만족도가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다만 Esc 키를 터치바에 넣어버려 개발자들로부터 원성을 듣는 것, 프로 라인에서 온갖 포트를 없애버린 것, 각종 하드웨어 이슈로 까임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 과연 이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이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프리미엄을 의미하는 ‘프로’가 아니라, 예전처럼 프로들을 위한 합리적인 ‘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Summary

Summary

Summary

Comment
맥 한정 최고의 노트북은 확실하다.
Rating
4.0
Pros
  • 맥북프로는 명불허전

  • 레티나프로 시절보다 단단해진 디자인

  • 확실한 성능 향상

  • 시원시원한 트랙패드

  • 잘쓰면 좋은 터치바

Cons
  • 늘 마진 부족을 외치는 가격

  • 키보드는 호불호가 확실하다

  • 못쓰면 애매한 터치바